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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근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 고령화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고령화(aging)와 인구집단적으로 진
행되는 고령화는 다른 함의를 가지고 있다. 개인에게 고령화는 오래 생

존하는 장수(長壽)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노인의 연령을 초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의 기준은 시대나 장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그 기준을 
국가나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정한 것은 근대 이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과거에도 노인의 연령은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60세 전후
였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노화를 이유로 병역과 노역
의 공적인 의무수행을 면제했던 연령이 60세였다는 기록에 근거한 것이
다.1 근대 이전에는 인구의 평균수명이 40세를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
안하면 노인의 기준에 도달하는 사람은 소수였고 노인은 특별한 존재2로 
여겨졌을 것이다. 한편, 인구집단의 구성원의 나이가 상승하는 경우의 고
령화는 개인적 차원에서 노화와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고령화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인구집단의 고령화 현상은 인류역사에서 선사시대3 이후 지
속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기본적으로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고령화는 서서히 진행되면서 
개인적 행태의 반응과 공동체의 구조적 적응에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
어지는 자연스러운 발전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반드시 노화를 수반한다
고 볼 수 없다. 이상과 같이 고령화라는 현상을 개인적 차원과 집단적 차원으로 구분한
이유는, 인구 고령화에 대한 본격적 논의에 앞서서 고령화(aging)와 노화
(senescence)라는 것을 개념상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 
고령화는 ‘시간 경과에 따라 성질이 변하는 현상’이며, 노화는 ‘신체의 
구조와 기능이 저하되면서 사망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하는 현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노화는 개체마다 각각 다른 시점에서 나타날 수 있

으므로 상대적인 개념인 반면, 고령화는 일정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개체에게 동일하게 객관적으로 적용되는 현상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는 집
단 구성원의 연령이 상승하는 현상인데, 주로 구성원의 생리적 수명의 연
장과 연령구조의 불균형에 기인한다. 여기서 고령화를 일으키는 연령구

 

 

 


조 불균형은 인구 유입의 감소에서 비롯되는데, 그 대표적 원인은 출산 
감소이다. 한편, 인구 구성원의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라 생활환경, 영양수준 및 의료기술 등이 향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며, 일반적으로 집단 구성원의 평균적 건강여력이 상승하는 것과 같이 
발생한다. 즉, 인구 고령화는 구성원이 집단적으로 노화되는 것을 의미하
지 않는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고령(高齡)과 노년(老年)을 구분되는 개념
으로 사용하며, 특히 인구 고령화가 집단적 노화 현상을 의미하지 않는
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

령화 문제를 살펴보면, 전후 급속한 경제발전을 
거치면서 인구 구성원의 생리적 수명(life span)이 매우 빠르게 연장되었
고, 그에 더하여 베이비붐4 세대의 출현으로 인구구조의 연령별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인구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인구 고령화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다른 국가의 경우와 비교해 보자. 인구 고령화를 측정하는 방식은 인구
의 평균연령 혹은 고령인구비중 등 다양하다. 본고에서는 15~64세 생산
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인 고령인구부양비를 이용하여 살
펴보기로 한다. [그림 2-1]은 UN에서 작성한 인구추계를 바탕으로 OECD 
국가들의 고령인구부양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전망치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부양비는 1980년 약 10% 미만의 수준에서 최
근 20%까지 상승하였고, 2050년에는 70%를 상회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
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약 20%p 높은 수준

 

이다. 이와 같은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급속한 고령화는 빠르게 낮아진 출산율과 빠르
게 늘어난 기대수명에 기인한다.5 우리나라의 과거 출산율 추이를 살펴보
면, 1960년의 6.1명 수준에서, 1980년에 들어서 2명 수준으로 하락하

였고, 최근에는 1.0명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림 2-2]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의 
출산율 추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하면서 제반 사회경제적 여건 
역시 급속도로 개선되었고 기대수명도 빠르게 상승하였다. 기대수명은 
1945년에 약 43세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6되고 있는데, 그 이후 지속적
으로 신장되어 1960년에 53.0세에 이르렀고, 이후 10년마다 약 5세씩 연
장되어 2017년 현재 81.4세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신장추세는 약 70여 년 

 

 

만에 기대수명이 40세 가까이 연장된 것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 것이며, [그림 2-3]에서 보듯이 주요국에 비해 가장 급격
한 변화였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통계청의 장래인
구추계를 통해 살펴보자. [그림 2-4]는 미래인구에 대한 전망치를 연령대
별로 나타낸 것이다. 15세에서 64세까지의 생산가능인구는 1970년대 이
후 빠르게 증가하다가 2010년대 중반 정점 이후 하락하기 시작하여 지속
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대략 200년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점차 증가속도가 가팔라지다가 
2050년 이후부터는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시점은 2017년인 것으로 나타났

다. 즉,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고령인구부양비로 측정한 고령화의 정도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여 고령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
는 2050년까지 급속히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2050년 이후부터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점차 안정화되는 단계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대별 인구 비중의 향후 추이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우리 경제의 
고령화 현상은 지금부터 향후 3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것

이다. 즉, 고령인구부양비는 현재 약 20%에서 2050년에 이르면 70% 이상으로 상
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진행속도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
로 빠른 수준이다. 따라서 고령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대응은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