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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금융

한국 근현대 화폐사 연구의 성과와 과제 - 맺음말

고조선 이래 전개되어 온 한국의 전통 화폐사를 역사적 배경으로

 하여, 개항기(국교 확대기)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화폐사에 대한 학
계의 연구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그간 한국은행에서 간행하여 온 
역대 한국화폐사의 내용을 점검하여 그 개선에 대한 전망과 제언을 하
면 이상과 같다. 개항 이래 대한제국기까지 조선의 화폐경제는 복잡

한 양상을 보였다. 조선후기 상평통보의 전국적 보급을 배경으로 

화폐경제가 활성화되고, 환과 어음처럼 신용에 토대한 제도가 운

용되는 등 발달상을 보이는 한편, 고액전 발행 등 국

내의 경제 문제가 미처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개항을 

 


계기로 한 경제적 격변을 맞이하였다. 개항 이후 일본, 중국, 러시아, 
멕시코 등 각국 화폐들이 유통되기 시작하였고, 그 중 특히 일본화폐의 
유통량이 급증하면서 이후 일본의 경제적 침투 기반이 마련되고 

있었다. 고종 15년(1878) 일본 제일은행 부산지점을 시작으로 여러 일본계 은행이 
조선 각지에 설립되어, 일본 상인의 무역ㆍ상업 자금을 지원하였다.

 일본계 은행들의 활동은 조선의 정부와 민간에 자극을 주기도 하였다. 
특히, 어윤중, 박영효 등 일본을 다녀온 개화파 지식인은 화폐를 더욱 널리 
유통시키는 한편 일본과 같이 은행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

하였다. 고종과 정부 또한 은행 설립을 급박한 시무로 인식하였으며, 상설 조폐기구


인 전환국을 설치하여 신식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재정을 확충하고자 노력
하였다. 갑오개혁과 을미개혁을 거치며 불완전하게나마 중앙 관제에 ‘은
행국’이 등장하였으며, 대한제국 성립 이후부터는 정부 관료와 대상인들
이 함께 설립한 민간 은행들이 늘어났다. 고종은 ‘화권재상’의 전통적인 
인식 아래 민간 은행과 별도로 독자적인 중앙은행 설립을 추진하였다

. 그러나 일본의 경제 침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조선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상인들은 상업상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조선의 화폐 제도를 저들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