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기존의 인적자본에 관한 연구들이 대부분 청소년의 역량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보다 연구의 폭을 넓혀서 성인의 역량에 초점
을 맞춘다. 인구 변화에 따라서 젊은 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
는 동시에 학력의 지속적 증가도 한계에 도달한 현재 시점에서, 전체 한
국인의 역량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미래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동안 인구 변화 혹은 저성장의 문
제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서 충분히 주목되지 않았지만 매우 심각한 문제
가 될 수 있는 우리나라 성인의 역량 문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장기적
국가전략의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마침 OECD 주관으로 총 24개 국가 15만 7천명(한국의 6,667명을 포
함)을 대상으로 하여 16~65세 성인의 언어능력, 수리력, 컴퓨터 기반 문
제해결력을 조사한 PIAAC 데이터가 최근 조사되었지만 아직 충분히 연
구에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먼저 PIAAC 데이터
를 활용한 실증분석을 통하여 한국인의 역량에 대한 주요 문제들을 제기
한다. 또한 그동안 활발히 공론화되지 않고 있었지만 향후 한국의 미래
를 위하여 매우 중요할 수 있는 공공인력, 군인력, 해외인력 등 분야별로
역량에 대한 실증분석 혹은 역량 제고를 위한 정책연구를 시도한다. 이
들 분야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였거나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
은 이유 등으로 인하여 그 중요성에 비하여 깊이 있는 연구가 부족한 분야들이다.
OECD에서 2011~12년에 조사한 PIAAC 데이터에서는 한국인의 역량
이 16~24세에서는 OECD 평균보다 높지만 점차 격차가 좁아져서 35~44
세 이후 연령대에서는 OECD 평균보다 낮아지고, 특히 45~54세에서는
격차가 확대되어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이
러한 결과가 한국의 전문가들이나 정책담당자들에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였던 것은 PIAAC에서 나타난 것이 한국인의 역량이 교육의 빠른 발
전으로 인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긍정적인 과정을 거꾸로 보여
주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견해와는 다르게,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역량
이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고연령화 효과가 존재하며, 이것이 고등교육
을 포함한 교육의 질적 문제와 노동시장 진입 후 학습을 통하여 역량 축
적이 되지 않는 두 가지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제시한다.
먼저, 17세부터 22세까지의 연령대에서 PISA와 PIAAC의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는 한국 청년이 타 국가들에 비하여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서 상대적으로 역량이 낮아진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한국
청년의 상대적 역량 저하가 교육을 통하여 인적자본을 활발히 축적할
17~19세에서 20~22세로 넘어가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어났을 뿐만 아
니라 학생과 대졸자들 표본에서 특히 분명히 나타난다. 이는 17세부터
22세까지 한국 청년의 연령 증가에 따른 역량 저하가 낮은 질의 대학교
육 및 주입식 초중등교육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25~65세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한국 성인
남성의 역량이 연령이 높을수록 낮은 현상이 연령집단 간의 주어진 역량
차이에 영향을 주는 교육 변수들을 최대한 통제한 이후에도 여전히 유지
되는 것을 실증적으로 확인한다. 또한 한국 성인의 학습의지가 매우 저
조한 수준이며 연령에 따라서 빠르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한
국 성인의 역량에 이러한 학습 변수들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한국 성인이 나이가 들면서 학습의 저하
로 인해 역량이 저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을 포함한 교육의 질적 문제와 노동
시장 진입 후 학습을 통하여 역량 축적이 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하여 한
국인의 역량이 나이가 들수록 낮아지는 고연령화 효과가 존재하는 것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향후 한국인의 역량 제고를 우리
나라 공공정책 및 개혁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높여서 주요한 과제로 삼아
야 할 것이다. 즉, 향후 인구 변화에 따라서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
⋅고령 인구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게 될 경우 인적자본이 위축되고 성장
저하의 근본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최근 인구
변화에 따른 우리 경제⋅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고 ‘제로 성장’의 우
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응한 여성가족정책 및 복지
정책을 넘어서서 인구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가능케 하
는 한국인의 역량을 제고하는 인적자본 전략과 제도개혁을 보다 더 강조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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