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은 기업의 혁신활동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국가 차
원의 경제발전전략이다. 본 보고서는 혁신과 성장에 있어서 중요하게 인
식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분석작업을 수행하였다. 현대 경제에서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혁신활동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 연구
기관, 훈련기관, 금융기관, 가계 등의 활동에서도 변화를 통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이는 국민경제의 성장에 기여한다.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생태계
가 원활하게 작동할 때 혁신성장은 실현된다. 본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구성요소를 기업의 혁신활동 및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 두 개의 층
위로 구분하였다.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의 전위 역할을 하는 기업을
혁신성장의 중심에 두고 기업의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과 제도 등
을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본 보고서는 우리 경제
의 혁신성장 현황을 기업활동과 이와 관련된 시
스템이라는 두 측면에서 파악하였다. 이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의 과정으
로 제시한 슘페터 비전의 두 측면이기도 하다. 지식⋅기술의 창출과 활
용을 통하여 혁신을 이루고 이를 경제적 성과로 만들어내는 혁신성장의
길에서 기업은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기업활동의 場으로서 시장환
경과 산업조직, 관련 시스템과 정책⋅제도는 기업의 혁신활동에 직접적
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경제 전체의 성과로 귀결된다. 혁신의 시스템적
특성이란 기업활동과 기업을 둘러싼 제도⋅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의미
한다. 상호작용의 기제는 시스템⋅조직 사이의 연계이며, 내용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학습에 있으며, 성과는 혁신을 통한 성장이다. 시스템 사
이의 연계와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학습을 촉진하
여 성장을 지속하는 경제를 학습경제라 한다. 혁신성장의 길은
학습경제를 실현하기 위하여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하
고 장해를 제거하여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있다. 혁신성장
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혁신활동을 중심으로 시장환경,
산업조직, 지원 시스템 및 제도 등 경제구조와 제도 전반의 정비
가 필요하다. 기술-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는 한때 유효했던 시스템⋅제도와 새로운 사업기회
를 발굴하여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활동 사이의 불일치를 초래한다. 시스
템 불일치, 시스템 미작동, 시스템 오작동 등 시스템 실패의 교정은 시장
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제도 설계자와 이해 조정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요구된다. 제1장에서 혁신 수용의 정치경제학이란 주제로 다루었듯이, 혁
신, 특히 근본적인 혁신의 수용이 시장기제로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가
개입하게 된다. 이해 조정과 제도 설계는 결국 정부의 몫이고 정치의 영
역이다. 시장기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 개선, 제도 설계
및 이해 조정 등의 정부 역할은 요구되지만, 정부의 한계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일 때, 즉 패러다임 전환기
에는 경제적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불확실성 또한 커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을 통하여 기존의 질서를(균형
을) 흔드는 혁신가와 기업의 역할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는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케인즈의 사상에서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의지를 통하여 과감한 투자를 하는 기업의 역할을 야성적 충동(animal
spirt)으로 지칭하였다. 케인즈 사상에서는 유효수요의 부족을 메우는 총
수요 관리를 대안으로 제시하였지만, 슘페터 사상에서는 공급 측면의 기
업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전히 남는 문제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기술-경제 패러다임 전환기에 정부가 어떻게 요구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이다. 정부의 역할은 요구되지만 정부 실패의 가능성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본 보고서의 논의를
배경으로 향후 혁신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방
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기술이 활용⋅적용되고 새로운 실험
을 통하여 일자리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방되고 경쟁
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시장혁신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기
업 혁신활동의 가장 강력한 유인은 시장에서의 경쟁이다. 경쟁을 통한
혁신이 이루어지는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면적인 규제
개혁은 이를 실행하는 정책의 하나이다. 아울러 초기 시장을 창출하는 정
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자 불확실성을 경감할 수 있는 모험자본이 새로
운 비즈니스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재혁신이다. 전반적인 노동정책은 노동의 역량 강화와 유연성
제고를 함께 추진하여 기술-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특
히 노동시장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 고등교육부문의 구조개선이 필요하
며, 인재양성 방향을 수요지향형 훈련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
리나라 노동시장에서 학력별 취업자 구성을 보면 고졸자의 비중은 줄어
들면서 대졸자 이상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는데, 대졸자의 직종
구성을 보면 고숙련직의 비중은 200년대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는 대졸자 과잉공급 및 질 좋은 일자리 부족을 모두 의미한다. 셋째,
기술개발체제 혁신이다. 기술정책의 목표를 시장유인이 작동하
는 개방형⋅연결형 혁신생태계 조성으로 설정하고, 실현방안의 하나로서
국가연구개발체제의 성과를 산업발전 전망 및 시장에서의 성패와 연계하
는 것이다. 기술개발 결과가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구현되어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성장에 기여할 수 없다. 기술개발-혁신-시장성과 사
이의 관계가 단선적이지 않은 기초연구의 경우에는 수월성을 기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유연한 조직혁신이 확산될 수 있도록 사회경
제적 여건을 조성하여야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확산되는 것
은 조직과 사회의 문화적 특성에 달려있다. 열린 사회, 열린 조직이 새로
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다. 넷째, 지금까지 논의한 사안
들을 지역과 산업 단위에서 적용할 수 있
다. 이를 지역⋅산업 혁신으로 지칭한다. 정책의 목표를 민간자본이 신기
술⋅혁신형 사업에 투입되고 이를 통하여 일자리와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선순환구조 구축에 두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자환경 조성
과 함께, 지역혁신체제를 기업과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이고 지속적
인 시스템⋅제도 개선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기술-경제 관계 변화로
제기되는 시장상황 및 투자 불확실성 증가, 초기 시장 형성의 어려움 등
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정
부는 투자환경 조성, 시장경쟁 유도,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규제 개선
등 시장의 보완적 역할에 보다 역점을 두어야 한다. 혁신성장을 위한 시
스템⋅제도 개선은 장기적⋅지속적 노력이 요구되는데, 노동역량 강화와
유연성 제고, 기업조직혁신, 일터혁신 등 노동과 자본 모두의 개혁이 필
요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리더십과 비전 공유가 절실한 상황이다. 혁신
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비전 제시 및 사
회적 안전장치 강화 등을 통하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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