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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금융

우리나라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

1980년대 후반 이후1)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변동추이를 보면 대체
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M2(광의통화)와 Lf(금융기관유동성)는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다만, 외환위기 기간중에는 M2 증가율이 Lf 증가율보다 훨씬 높아

금융상품간 대규모 자금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제성금융상품만으로 구성되는
통화지표는 외환위기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M1-MMF는 외환위기
중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가 그 다음해 기저효과로 큰 폭의 반등을 보인 후 몇 차례의 등
락을 반복해 왔다. M1(협의통화)은 2000년대 초반 이후 M1-MMF에 비해 더욱 불규칙
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제성금융상품 내에서 뿐만 아니라 결제성 및 비결제성
금융상품간에도 자금이동이 빈번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2000년대 들어 M2 및 유동
성 지표는 2002년경 큰 폭 증가하였다가 최근에도 기업 및 가계에 대한 신용공급이 늘어
나면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년 8월중 M2 및 Lf 증가율은 각각 14.7% 및
11.8%로 나타났고 광의유동성 지표인 L의 증가율도 13.3%를 시현하였다.

 

 

통화량과 물가간의 관계를 보기 위해서는 통화지표 선정의 문제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본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근거하여 광의의 통화지표인 M2를 분석의 대상으
로 하였다. 우선 협의의 통화지표와 물가간의 관계를 분석할 경우 화폐수요의 불안정성
증대에 따라 두 변수간의 관계가 약화될 수 있는 점이 고려되었다. 화폐수요의 불안정이
두 변수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광의의 통화지표를 사용할 필요
가 있다. 다음으로 광의의 통화지표중 M2와 Lf의 움직임은 <그림 1>에서 보았듯이 외환
위기 직후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본 논문에서는 외환위기 직후는 분석
대상기간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광의의 통화지표중 M2만을 고려하여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M2를 기준으로 통화 및 물가의 변동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전
에는 통화증가율이 상당 기간 20%를 상회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
였다. 반면 외환위기 후에는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
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통화 증가세도 둔화되었다. 통화와 물가의 움직임이 서로 어느 정
도 관련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두 변수간의 시차상관계수를 구해 보면 외환위기전에는
통화증가율과 물가상승률간의 시차상관계수가 <그림 4>와 <그림 5>에서 보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특징은 물가지표에 상관없이 발견
되었으며 현재의 통화증가율과 대체로 12분기 전후의 물가상승률간의 상관계수가 큰 것
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환위기 후에는 두 변수간의 상관계수가 6~9분기 후에 증가하고
있으나 외환위기 전에 비해서는 상관관계가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통화증가율과 물가상
승률간의 단순 비교는 두 변수간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왜냐
하면 물가상승률과 실질GDP 성장률이 높아질수록 화폐수요가 늘어나 통화증가율이 확
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통화론자(monetarist)도 통화가 화폐수요를 초과하
여 공급될 경우 물가상승을 초래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