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축은 농업인구당 재배면적을 나타 내고 있어 단위면적당 노동집약도를 역으로 보여준다. 즉, 가로축의 크기 가 클수록 노동집약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세로축은 단위면 적당 생산량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형 경로에 있는 국가들의 경우 대체로 가로축의 값은 낮은 값(높은 노동집약도)을 보이는 가운데 세로축의 값(단위면적당 생산량)을 키워나가는 경로를 보여준다. 우리나 라를 비롯하여 중국, 인도, 태국, 미얀마 등이 비슷한 경로를 보여주고 있 다. 우리나라는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형태, 즉 가장 높은 노동 집약도와 가장 높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농업은 아시아형 경로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Hayami and Ruttan(1971)에서 제시한 유럽형 경로의 경우는 농지 규모화 및 농업기계화로 토지생산성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 채 노동생 산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로를 보여준다. 그래서 높은 토지/노동 비 율 수준이 주요한 특성이다. [그림 1-1]에서 보면 압도적인 농업기술을 보유한 베네룩스 3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비슷한 경로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등이 그러한 특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는 과거 아시아형 경로를 따라가다가 1980년 대 이후 본격적으로 유럽형 경로로 전환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의 노동력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경지면적당 생산량은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경작인구당 경작면적 은 차츰 증가하고 있으나,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 고 있다. 그간의 농지규모화사업 및 농지은행사업을 통해 일정 수준의 규모의 경제는 계속해서 달성해 오고 있는 상황이지만(김정호, 2008; 국 승용 외,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우리나라의 농업 총요소생 산성 증가율은 전 세계의 증가율 및 선진국의 증가율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권오상 외, 2015).
각국의 농업경로, 그리고 앞으로 고령화, 농산물 수입 확대 및 소비 감 소 등의 여건 변화를 감안하였을 때, 우리나라는 생산성 제고를 통한 자 본집약적 대규모 농업(유럽형 경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노동집약적 소규모 농업은 앞으로의 여건 변화를 감안했을 때 지속가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농지규모화 및 농업기계화를 촉진하여 유럽의 농업선진국 및 일본의 발전경로로 본격적인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현재의 농지규제와 재정지원제도 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각종 여건 변화에 따라 현행 제 도는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점차 근본적인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농업분야의 각종 제도를 개편할 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기존 제도가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 으로 보이고자 한다. 즉, 제도 개편 시 유사한 문제를 반복하지 않게 함 으로써 제도 개편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자 본 연구가 기획되었 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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