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정책의 기본방향
현 정부의 역점사업인 창조경제 구현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ICT)의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를 연결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제로 정의된다.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자생적인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정책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
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하여 정부가 관련 정책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경제 규모 및 구
조, 정책환경,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문화 등이 선진국과 상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창조경제의 개념은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른 정
부의 하향식 및 거시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인구의 고령화와 추격경제시
대의 산업 성숙에 따라 잠재성장력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경제양
극화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 문화, 산
업을 융합하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분배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창
조경제가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하여 해외에서는 경제환경의 변화
에 대한 개별 경제주체의 상향식 및 미시적 시도를 정부가 그 효과를 확산
하기 위하여 정책화하고 있다는 차이를 보인다. 즉, 성장동력의 하락이라는
문제의식은 동일하지만, 민간이 기존의 지식을 융합적으로 활용하려는 시
도가 창조경제의 시발점이고 정부가 사후에 그 개념을 체계화한 것이다.
창조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나누어 보면 창의성(creativity)과 창작
(creation)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창조를 위한 기본요건인 창의적 사고 및
발상을 의미하고, 후자는 그러한 사고에 기반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행
위를 의미한다. 즉, 산업이든 경제든 그 대상을 만들기 위해 강조되는 것이
전제조건으로서의 사고인지 아니면 그 결과물로서의 행위인지에 따라 창조
라는 표현은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창조
경제정책에서 창조는 창의성과 창작이라는 의미를 모두 담
고 있는 가운데, 후자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 기술, 문화 등을 융합하여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되 단순히 시도에 그
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창작의 의미가 강조된다. 성
과라는 측면에서 평가하면 아무리 좋은 시도도 결과를 위한 전제조건일 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중점적
으로 추진하는 창조경제정책은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 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창조경제 추진전략은 경쟁력 있는 분야를 설정하는 데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조업의 높은 경쟁력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높은 교육수준 및 중국과 일본이라는 대규모 시장에의 근접성은 창조경제
추진에 있어서 유리한 환경요인이다. 그러나 개방과 신뢰가 부족한 문화적
배경 및 이로 인한 네트워크의 결핍, 정책의 과잉 및 중복으로 인한 기업의
자생력과 생존욕구 감퇴는 창조경제 달성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더불어 실
패에 엄격한 문화와 공정한 성과배분체계의 부재 역시 창조경제 구현의 제
약요인이 되고 있다. 창조경제는 경제의 모든 자원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총체적인 과정인 만큼 어느 하나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고 해서 성
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 역량, 집단적 지성,
공정한 제도, 개방된 문화, 지리적 환경 등이 경제활동의 각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시각에서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는 정보통신기술과 문화가 융합하여 새로운 종류의 재화와 서비
스를 만들어내는 경제로서 해당 사업의 성공확률이 낮은 도전적 프로젝트
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창조경제에 요구되는 창조금융은 창조경제 프로젝
트의 성격에 부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대부분의 자
금을 부채성으로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성 자금으로 분
류되는 벤처캐피탈 자금 또한 투자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견인하기에는
역량이나 유인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은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무형의 자산을 제공하기보다는 투자자금의 회수에만 관심을 갖고 감시에
역량을 집중하는 비건설적인 자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금융의 질이
낮은 상황에서 창조경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창조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정책, 즉 금융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고 나아가서 창업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하겠다.
한편, 우리 경제의 규모는 창조적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제약
이 있는 수준이다. 이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창조
경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창조생태계가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창조생태계와 직접 연
결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나라도 미국
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대표적인 벤처클러스터를 육성하여 실리콘밸리와 직
접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글로벌화를 위한 또 다른 전략은
글로벌 기업의 국내 유치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Gogle, Facebok,
Intel, Oracle, Microsoft, Softbank, Alibaba, Ten Cent 등 글로벌 기업
의 R&D 센터를 유치한다면 직접적인 고용창출효과 이외에도 우리나라 기
업의 창업이 보다 더 글로벌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